[영화 / 리뷰] 리플리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
리플리
'리플리 증후군'
: 타인이나 자신을 속이다 못해 물아일체의 경지까지 이르게 되는 것
인터넷에 잠깐만 검색해도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것은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에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The talented Mr. Ripley라는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1955년 소설에서 나온 이름을
그대로 붙여 만든 게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한다.
혹시 이 영화를 보신 분은 알겠지만
리플리는 자신의 거짓말에 물아일체를 하지는 않는다.
우리 모두는 리플리 증후군
그리고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를
방구석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사실 모두 리플리 증후군에 빠져있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이름, 나이, 가족, 직업
사실 어느 하나 증명해낼 수 없다.
사회적인 합의 아래 나라가 뽑아주는
출생신고서, 가족관계증명서, 회사사번 등
종이쪼가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어느 날 경찰이 들이닥쳐서
거짓말을 일삼는 사기행위로 나를 잡아가면서
모든 증명을 위조한다면
우리는 억울함을 증명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하면 우리는 그러한 나라에서의 증명들
그리고 기억들을 종합하여
"믿고"
있다는 점이 확실하다.
이제 영화 내용을 살펴보면서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경험을 빗대어 해석해보려 한다.
리플리의 거짓말은 우리도 마찬가지
리플리는 다양한 알바를 뛰고 있는
이 시대의 흔한 청년이다.
바쁘게 살지만 누구나 그렇듯
좋아보이는 걸 좋아하고 동경한다.
그리고 정말 좋아보이는 삶을 사는
친구를 만나게 되는데,
그의 이름은 딕키(Dickie)
처음부터 그의 마음을 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심지어 좋아하지도 않는 재즈를 들으며
그의 환심을 사기까지하는데
리플리는 이러한 거짓말을 일삼는다.
이것이 나쁜 것인가? 라는 질문은 일단 넣어두고
우리의 삶도 사실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가 관심갖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과연 얼마나 본인 스스로에서부터 나온 것일까?
주변에서 다들 드라마 재밌다고 보니까 보았는데
'좀 재밌을지도?'
다들 축구에 환장하길래 보니까
'나름 재미도 있고 좋네?'
라고 한적은 없었을까.
이 영화의 결말을 잠깐 스포하자면
역시나 이러한 거짓된 관심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그 관계도
어쩔 수 없게 된다.
이 영화에서 진짜 불편한 점은
리플리가 하는 거짓말로 인해서 오는 괴리감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나로부터 오는 동질감 때문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 '리플리'였습니다.
원작은 '능력있는 리플리씨' 정도 되는데
그 능력은 아무래도 남을 잘 따라하고 속이는 데
능하다는 점이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글은 리플리의 관점에서만 다루었는데
난봉꾼이면서 주변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딕키'의 관점도 있고
그의 여자친구 '마지'의 관점도 있습니다.
작품도 재밌으니 직접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것이 실제로 이 원작소설에서
유래한 말인데,
영화에서 보면 자신을 속이는 것보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나오는 것 처럼
남들을 속이는 것에 가깝습니다.
쉽게 말해 사기꾼이죠.
다만 리플리는 제목에서는 Talented라고 하였지만
아주 썩 능력있게 나오지는 않고
어느정도 능력은 있으나 어중간한 수준의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래서인지 더 공감이 갔달까요...)
막 누굴 속이고 하는 장면을 제가 좀
못견뎌해서 몇몇 장면은 넘기면서 봤는데
멧 데이먼과 주드로 기네스 펠트로 리즈시절로
보는 맛도 충분하고
50년대 이탈리아의 모습을 그리는데
증멜루 낭만있습니다.
거기에 음악이 버무려져서
재미가 더 쏠쏠했던 것 같습니다.
슬며시 영화 추천 드리면서 물러나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